아침 겸 점심으로 뭘 먹을지 애매한 날에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음식이 당긴다. 냉장고를 열어보니 늘 있는 계란 몇 개가 눈에 들어왔고, 국이나 찌개 대신 따뜻하게 속을 채워줄 계란찜을 만들어보기로 했다. 재료는 단순하지만 불 조절과 시간만큼은 은근히 신경 써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.

계란 풀기와 기본 준비
계란은 중간 크기 기준으로 세 개를 사용했다. 너무 적으면 금방 바닥이 보이고, 많으면 익는 시간이 길어져 표면과 속의 질감 차이가 커진다. 그릇에 계란을 깨 넣고 젓가락으로 노른자와 흰자가 완전히 섞일 때까지 풀어준다. 이때 거품이 과하게 생기지 않도록 천천히 저어주는 게 좋다. 거품이 많으면 찌는 동안 표면이 거칠어지기 쉽다.
물은 계란 양의 약 두 배 정도를 넣었다. 물이 너무 적으면 퍽퍽해지고, 많으면 묽어져 국처럼 되기 쉬워 이 비율이 가장 무난했다. 소금은 한 번에 많이 넣지 않고, 아주 소량만 넣어 간을 봤다. 멸치나 다시마로 우린 국물이 있다면 물 대신 사용해도 되는데, 이 경우에는 소금을 더 줄이는 편이 낫다. 체에 한 번 걸러주면 알끈이 제거돼 식감이 훨씬 부드러워진다.
불 조절하며 천천히 익히기
뚝배기를 사용했지만 작은 냄비로도 충분하다. 불은 가장 약한 불로 맞춘 뒤 계란물을 붓고 바로 뚜껑을 덮지 않았다. 처음부터 뚜껑을 덮으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 표면이 먼저 굳을 수 있다. 2분 정도 지나 바닥이 살짝 굳기 시작하면 나무주걱으로 바닥을 한 번 긁어준다. 이 과정이 없으면 아래쪽만 단단해지기 쉽다.
이후에는 뚜껑을 덮고 약한 불을 유지했다. 중간중간 뚜껑을 열어 상태를 확인하는데, 표면이 몽글몽글하게 올라오면 불이 적당한 상태다. 만약 중앙이 부풀어 오르며 갈라지려 하면 불이 센 것이니 바로 줄여야 한다. 전체 익힘 시간은 약 7분에서 10분 정도였고, 중간에 두 번 정도만 살짝 저어줬다. 너무 자주 저으면 조직이 깨져 물이 생길 수 있다.
마무리 상태 조절과 실패 피하기
불을 끄기 직전에는 가장자리와 가운데의 익힘을 눈으로 확인했다. 젓가락을 살짝 찔렀을 때 묽은 계란물이 올라오지 않으면 거의 완성이다. 이 상태에서 불을 끄고 1분 정도 잔열로 두면 속까지 부드럽게 정리된다. 바로 불을 끄고 뚜껑을 열어버리면 수분이 날아가 표면이 마르기 쉬워 잠시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.
혹시 너무 묽게 느껴진다면 다음에는 물 양을 조금 줄이고, 반대로 퍽퍽했다면 물을 늘리거나 불을 더 약하게 조절하면 된다.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, 이 방식은 가장자리와 가운데 익힘 차이가 커서 냄비로 천천히 만드는 쪽이 실패가 적었다. 남은 계란찜은 식힌 뒤 냉장 보관했다가 다시 데울 때는 약한 불에서 숟가락으로 풀어가며 데우는 편이 식감을 유지하기 좋았다.
요리 후 느낀 점
재료는 단순했지만 불을 얼마나 참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실히 달라졌다. 다음에는 파나 당근을 아주 잘게 다져 넣어 식감을 조금 더해볼 생각이고, 물 대신 국물을 써서 풍미를 바꿔보는 것도 시도해보고 싶다.